FIFA U-20 Women's World Cup Chile 2008


1. 여자 축구와 FIFA
세계 축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FIFA의 여러 노력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여자 축구의 저변확대와 발전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FIFA가 주관하는 세계적인 토너먼트 대회에 모두 World Cup이란 명칭을 부여한다는 현재시점으로 FIFA는 1991년부터 여자 성인 축구의 세계 정상을 가리는 Women's World Cup을 개최하고 있고, 2002년부터는 19세 이하 청소년 여자 축구의 세계 대회(현재는 20세 이하)를 창설하였으며, 올해 2008년에는 뉴질랜드에서 17세 이하 U-17 Women's World Cup의 첫 대회가 개최되어 북한이 미국을 꺾고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기도 하였다. 또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부터 여자 축구도 한 종목으로 역시 4년마다 진행되고 있다.

필자가 이전 여자 월드컵 관련 칼럼에서 기술했듯이, 여자 축구의 드러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경쟁적 균형(Competitive Balance)의 관점에서 소수의 절대강호와 무수한 약자가 존재하는 불균형 현상이 존재한다. 또한, 상업적인 축구 리그의 융성이라는 점이 여자 축구와는 매우 먼 거리에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성인 대회의 나이지리아의 예에서 검증된 바와 같이 격차가 크더라도 지속적으로 대회에 참가해서 어려운 과정을 겪은 후에 한 단계 도약하는 사례는 충분히 가능하다. 즉 경쟁적 균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의 기회를 제공하는 적절한 처방이 될 수 있는데 이에 발맞추어 FIFA가 여자 축구의 세계대회의 범위를 연령과 참가국 두 가지 방향에서 확대하는 정책의 집행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2. FIFA U-20 Women's World Cup의 간략한 역사
FIFA U-20 Women's World Cup은 물론 FIFA가 주최하는 20세 이하 여자 선수들의 국가대표들이 경쟁을 펼치는 세계대회이다. 2002년부터 매 짝수해에 대회가 열린다. 2002년 첫 대회 당시의 명칭은 FIFA U-19 Women's World Championship으로 당시에는 19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규정되었다.

2006년 세 번째 대회부터 20세로 연령제한을 상향 조정하였고, 올해 열리는 2008년 대회부터 FIFA의 'World Cup' 통일 브랜드 전략에 따라 "FIFA U-20 Women's World Cup"으로 대회명칭을 변경하였다. 참가국 수는 2002년과 2004년 대회까지는 12개국이 참가하였고, 2006년부터 16개국으로 확대 개편되었다.


2002년 첫 대회는 캐나다에서 개최되었는데, 에드먼턴의 커먼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캐나다와 미국의 결승전은 무려 47,784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들며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확인한 바 있다. 미국이 결승전에서 린지 타플리의 극적인 골든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통해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개최국 캐나다가 2위, 3/4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브라질을 꺾은 유럽최강 독일이 3위를 차지하였다.

이 대회를 통해 우승 골든골의 주인공인 미국의 타플리, 9골을 터뜨린 미국의 주포 켈리 월슨, 그리고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10골로 골든슈와 MVP의 영예인 골든볼을 동시에 거머쥔 크리스틴 싱클레어 등이 스타로 도약하였다. 브라질의 슈퍼 스타 마르타도 이 대회에 참가한 바 있다. 빅토리아, 뱅쿠버 그리고 에드먼턴의 세 도시에 열린 이 대회는 총관중 수 285,133명, 경기당 11,351명의 관중이 입장하였다.


2004년 대회는 타이에서 개최되었다. 2003년 성인 여자 월드컵에서 스웨덴을 제압하고 세계 정상에 올라선 독일은 2004년의 청소년 대회까지 석권하며 여자 축구의 세계최강임을 내외에 과시하였다.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캐나다와 같이 2승 1무로 토너먼트 진출하였는데 8강전에서 약체로 분류되는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게 패배 직전까지 몰린다.

85분까지 0대1로 지고 있는 상황. 이대로 패하면 여자 축구 역사에 남을만한 이변이 연출되는 순간에서 안야 미탁의 극적인 골로 동점을 만들고 이후 승부차기에서 4대3으로 간신히 승리하게 된다. 위기를 돌파한 독일은 미국과 중국을 차례로 3대1, 2대0의 손쉬운 승리로 제압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된다.

아시아 최강 중국이 2위, 미국이 브라질을 3대0으로 물리치고 3위를 기록한다. 대회 최다득점은 캐나다의 브리태니 팀고, 그리고 골든볼의 영광은 믿기지 않는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인 천재 마르타(브라질)의 품에 안겼다. 방콕, 치앙마이, 푸켓 세 곳에서 개최된 이 대회의 총관중 수는 288,324명, 경기당 11,089명 입장을 기록하며 성공을 이어갔다. 한국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대회이기도 하다.


2006년 3회 대회가 러시아에서 개최되는데 이 대회부터 16개국으로 참가국이 확대되고 연령제한도 20세 이하로 조정되었다. 여자 축구에 한해서는 동아시아의 강세를 뚜렷하게 확인한 대회로 모스크바에서 열린 결승전의 북한과 중국이 나서게 된다.

북한은 조별리그에서 독일을 2대0으로 완파하며 가볍게 토너먼트에 올랐고 8강에서 프랑스, 4강에서 브라질을 물리치며 결승에 진출한다. 중국 역시 4강에서 미국과 0대0 접전 이후 승부차기로 신승을 거두며 결승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결승전은 조금 의외의 전개가 진행되는데 김송희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북한의 5대0의 일방적인 대승을 따내며 우승컵에 입을 맞춘다.

중국의 마샤오슈와 김송희는 5골로 같았으나 도움이 한 개 많은 마샤오슈가 골든슈와 함께 골든볼의 영예까지 안게 되나 준우승의 아쉬움은 컸다고 한다. 러시아의 대도시들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스부르크 두 곳에서 열린 이 대회는 경기당 평균 관중 1,250명이 입장하여 대회 흥행에 실패해 다소 아쉬운 점을 남겼다.


3. FIFA U-20 Women's World Cup Chile 2008 대회 개요
2008년 11월 19일부터 12월 7일까지 남미대륙의 칠레에서 FIFA U-20 Women's World Cup의 네 번때 대회가 진행된다. 역시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16개국이 참가하고, FIFA에 가맹한 여섯 개의 대륙연맹을 대표하는 나라들이 모두 대회를 참가하는 World Cup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06년 9월 15일 FIFA는 집행위원회를 통해 2008년 이 대회의 개최국을 칠레로 결정하였다. 오히려 17세 이하 대회의 개최를 희망한 칠레에게는 놀라운 소식으로서, 17세 이하 대회의 개최는 별도로 뉴질랜드로 확정된다.

칠레는 이미 1962년 FIFA World Cup과 1987년 FIFA World Youth Championship을 개최한 경험이 있는바, 이 대회의 준비도 큰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를 비롯하여 코퀌보, 칠란 테무코 네 개의 도시에 경기들이 열리며 대망의 결승전은 12월 7일 산티아고의 라 플로리다 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 참가국을 살펴본다. (괄호안은 2008년 9월 5일 FIFA 여자축구랭킹)

아시아: 북한(5), 중국(12), 일본(9)
아프리카: 나이지리아(25), 콩고민주공화국(94)
북중미: 캐나다(10), 미국(1), 멕시코(22)
남미: 브라질(3), 아르헨티나(28)
오세아니아: 뉴질랜드(24)
유럽: 잉글랜드(11), 프랑스(7), 독일(2), 노르웨이(6)
개최국: 칠레

이상의 참가국들이 조별리그를 펼치는 조 편성이 2008년 9월 13일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진행되었는데 최근 여자 축구 수준의 상향평준화와 맞물려 대부분 8강 진축국을 쉽게 에상할 수 없는 험난한 조들로 편성이 되었다.

A조: 칠레, 잉글랜드, 뉴질랜드, 나이지리아
B조: 중국, 아르헨티나, 프랑스, 미국
C조: 캐나다, 일본, 콩고민주공화국, 독일
D조: 멕시코, 노르웨이, 브라질, 북한

A조는 점점 순위를 높여온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세계대회 단골손님인 나이지리아가 눈에 띄며, B조는 역시 최근 상승세를 보여온 프랑스가 전통의 강호 미국과 중국을 상대한다는 점이 관심사였다. C조는 캐나다, 일본 그리고 독일의 삼파전, D조 역시 노르웨이와 브라질, 북한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는 조 편성이었다.

11월 27일 현재 조별리그가 모두 마치고 8강 토너먼트 대전이 확정되었다. A조는 나이지리아가 2승 1무로 조 1위를 기록, 8강에 선착하는데 꾸준히 대회에 참가하며 실력을 높여가는 나이지리아의 모습에서 경쟁력 향상을 위한 FIFA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잉글랜드가 1승 1무 1패로 A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B조에서도 약간의 이변이 연출되는데 미국과 프랑스가 각각 2승 1패로 8강을 확정한 반면 중국은 미국을 꺾었으나 약체 아르헨티나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C조 역시 예상외의 흐름으로 일본이 강한 상승세로 독일까지 잡으며 3전 전승으로 토너먼트에 안착, 독일이 2승 1패로 8강에 올랐고 캐나다가 탈락하였다. D조는 브라질이 3전 전승, 북한이 2승 1패로 8강을 확정하였고 노르웨이가 1승 2패로 중도에 멈추어 섰다.


나이지리아와 프랑스, 일본과 북한, 미국과 잉글랜드 그리고 브라질과 독일의 매치업으로 편성된 8강 대진표가 확정이 되었고, 이 8팀 가운데 12월 7일 우승컵을 높이 들어 올릴 한 나라가 결정될 것이다.

현재까지 세 골을 기록하며 득점 랭킹 선두에 위치한 프랑스의 유제니 르소메르, 미국의 알렉스 모르간과 브라질의 신예 에리카, 잉글랜드의 토니 더간, 독일의 킴 쿨리크와 같은 미래의 스타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이 대회는 아름다운 결말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FIFA의 지속적인 발전 의지에 힘입어 예전에 미국, 독일, 노르웨이, 중국과 같은 특정 강국들의 잔치에 불과하던 여자 축구가 이제는 상향평준화의 대세로 변화한 점은 역시 높이 평가해야 한다.

이런 여자 축구의 경쟁력 향상이 전 세계적인 저변확대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각국의 정규리그가 재정적인 어려움이 없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여자 축구는 세계적인 스포츠로 일대도약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FIFA. 그리고 FIFA가 개최하는 청소년 여자 축구의 세계대회가 자리 잡고 있다.


정 효 웅(MBC·ESPN 해설위원 / FIFA 공인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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