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웅 해설위원
정효웅 해설위원의 축구이야기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예선전
각 팀의 전술 II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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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 : 준우승

통산 우승 1회, 준우승 1회, 4강 5회 진출

1998년 자국에서 열린 FIFA 월드컵과 유로 2000을 연이어 석권하며 세계 정상에 오른 프랑스는 2002년 FIFA 한.일 월드컵에서 무득점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으나 2006년 독일에서 화려하게 부활하였다. 세계를 정복했을 때와 2006년 투혼의 순간에 지네딘 지단이 있었고, 2002년에는 그가 부상으로 본선에 출전하지 못했을 때 팀은 부진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현재 프랑스의 지휘봉을 쥐고 있는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은 지단의 은퇴 이후 전술과 포메이션의 변화를 실행하고 있다. 그들의 성공시대를 함께 보낸 4-2-3-1의 형태에서 전형적인 4-4-2 포메이션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 변화의 골자이다. 이는 지단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진두 지휘하는 형태에서 좌우 측면의 윙어들이 두 명의 스트라이커와 함께 공격을 주도하는 양상으로 변하였다는 의미인데 일단 유로 2008 예선에서 티에리 앙리와 니콜라스 아넬카의 두 스트라이커가 10골을 만들어낸 기록을 볼 때 일단 성공적으로 적응했다고 평가가 가능하다.

도메네크 감독이 기본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을 선호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클로드 마켈렐레와 파트릭 비에이라가 지금도 중원을 호령하고 있고, A매치에 137번 출장한 릴리앙 튀랑이 수비에 버티고 있다. 특히 이 중 마켈렐레와 튀랑의 경우 대표팀 은퇴 이후 2006 FIFA 독일 월드컵을 위해 복귀한 이후 현재까지도 도메네크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공격진영에 앙리와 아넬카, 수비진에 갈라스, 샤뇰 등 측면 미드필더들인 프랭클 리베리와 플로랑 말루다를 제외하면 상당히 오랜 기간 레블뢰 군단의 주축을 이루었던 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속도 면에서 문제를 노출하면 상대 공격진에게 공간을 종종 내주기도 하지만, 마켈렐레와 비에이라의 1차 저지선을 돌파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들이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리베리와 말루다의 젊은 날개들이 에릭 아비달과 윌리 샤뇰의 풀백들의 지원 하에 공격을 주도한다. 다비드 트레제게가 자리를 잃었지만 앙리와 아넬카는 두 명의 스트라이커로서 호력을 배가하고 있고, 발빠른 시드니 고부와 최근 떠오르는 샛별 카림 벤제마 등이 다양한 공격옵션을 제공한다. 최후방에는 프랑스의 절대강자 올림피크 리옹의 그레고리 쿠페가 버티고 있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4-4-2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4-4-2

지단이 없는 레블뢰 군단은 이제 유로 2008이란 시험무대를 거쳐 2010년 FIFA 월드컵을 향해 진군을 시작한다. 그러나 현재 프랑스 주전들의 평균연령을 고려할 때, 2010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세대교체의 진통이 예상된다.



독일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 : 3위

통산 우승 3회, 준우승 4회, 4강 11회 진출

독일의 축구 기반인 분데스리가의 위력은 점점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전차군단' 독일의 위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자국에서 열린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에서 아쉽게 결승진출에 실패하였지만, 두번의 FIFA 월드컵에 연속해서 준결승에 진출하며 1994년부터 이어지던 '녹슨 전차'라는 비판을 잠재웠다. 2006년 대회에서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 연장전에 무너지며 물러서긴 하였지만 그 대회를 통해 적절한 신구조화와 세대교체의 성공을 확인하고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한 부분은 향후 독일의 전망을 밝게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유로 2008 예선 참가국 중 가장 빠르게 본선 진출을 확정하며 전력의 안정성을 과시하였다. 예선 12경기에서 35득점 7실점으로 공수의 균형을 보인 점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인해 기회를 얻은 신예들이 국가대표 레벨의 경험을 축적한 것도 이번 유로 2008 예선의 소득이다.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세대교체의 흐름은 현 요아킴 뢰브 감독 체제에도 지속되고 있다. 특기라 할 수 있는 힘과 조직력, 높이와 장거리슛이 건재한 가운데 기동력을 보완하였다는 점에서 2002년 FIFA 한.일 월드컵과 유로 2004 이후 시작한 세대교체는 성공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전에 트레이드마크와 같던 세 명의 중앙수비수 배치는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독일, 뢰브 감독은 기본적으로 4-4-2의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공격을 지휘하고 그 자신도 롱슛과 헤딩을 통해 직접 공격에 뛰어드는 미카엘 발락이란 큰 기둥과 패스의 시작이란 공격적인 면과 1차 저지선이란 수비적인면 모두 완벽한 토르스텐 프링스의 존재는 무게감이 넘친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 골든슈, 득점왕에 빛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라는 확실한 무기에 파트너 한 자리를 두고 루카스 포돌스키, 케빈 쿠라니, 마리오 고메즈와 같은 쟁쟁한 공격수들이 경쟁한다는 점도 독일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왼쪽에 포진하고, 독일로서는 데이비드 베컴이 부럽지 않은 존재인 베른트 슈나이더가 우측에서 공격의 경험을 더해준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4-4-2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4-4-2

크리스토프 메첼더와 페어 메르데사커의 센터백 듀오가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대일 수비능력과 제공권 장악으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유로 2004와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을 거치며 이제는 신예가 아니라 중견인 필립 람과 아르네 포리드리히의 풀백라인도 공수 양면에서 조화를 이룬다. 올리버 칸이 떠난 골문은 같은 나이의 옌스 레만이 지킬 테세이나, 클럽에서 출장하지 못한 문제로 인해 티모 힐데브란트나 마누엘 노이어 같은 젊은 골키퍼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기동력을 갖춘 전차군단의 2010년을 향한 진군을 지켜보자.



아르헨티나

2006년 FIFA 월드컵 : 8강

통산 우승 2회, 준우승 2회, 4강 4회 진출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 독일과의 8강전에서 통한의 승부차기로 눈물을 흘린 아르헨티나. 남미 대륙의 챔피언십인 2007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결승에서 카카와 호나우지뉴가 빠진 숙적 브라질에게 0:3으로 완패하며 우승을 놓치고 만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성공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2006 FIFA 독일 월드컵과 2007년 코파 아메리카를 담당한 호세 페케르만 감독을 경질하고 2007년 9월, 알피오 바실레 감독을 임명한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13일 칠레와의 2010년 FIFA 월드컵 남미예선 1차전으로부터 신임 바실레 감독과 함께 아르헨티나는 2010년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하였다.
 
남미예선 초반부터 아르헨티나는 기세를 올린다. 칠레, 베네주엘라, 볼리비아를 각각 2:0, 3:0으로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리며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하였고 팀의 에이스인 후안 로만 리켈메는 이 중 4골을 작렬하며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역 예선 4라운드 콜롬비아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파라과이에 선두 자리를 내주긴 하였지만, 누구도 아르헨티나의 2010년 FIFA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의심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눈은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주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최근 전형을 살펴보면, 4-2-3-1의 포메이션을 기본적으로 가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기만성인 33세의 훌리오 크루즈가 원톱으로 나서고 있는데 2010년에도 주전으로 활약할 지는 미지수이고, 카를로스 테베즈나 세르히오 아구에로 등의 재능에다 최근 바실레 감독은 페르난도 카베나기, 에즈키엘 라베찌와 같은 신예선수들도 국가대표에 합류시키고 있다. 후안 로만 리켈메가 예전 프랑스의 지단과 거의 흡사한 위치와 역할을 소화하고 있고, 세계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인 리오넬 메시가 측면에서 중앙, 최전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움직이며 리켈메의 느린 발을 상쇄한다.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펼친 막시 로드리게스도 오른쪽에서 공격의 무게를 더한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 4-2-3-1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 4-2-3-1

경기 조율과 정확한 패스, 날카로운 커팅에 요긴한 이선침투를 겸비한 데스테반 캄비아소는 아르헨티나의 숨어 있는 핵심 자원이고,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누비고 있는 하비에를 마스체라노는 자물쇠처럼 상대 공격수들을 제어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인 페르난도 가고도 대기중인 위치이다. 공격 진영에 비해 수비라인은 역시 경험을 중시하는 구성인데, 발군의 활동량과 적극성을 보유한 가브리엘 에인세가 왼쪽에서 버티고 가브리엘 밀리토와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높이에서 약점은 보이지만 속도와 지능적인 수비로 중앙을 지키고 있다. 오른쪽은 아르헨티나의 정신적인 지주인 캡틴 하비에르 사네티가 버티고 있고, 같은 클럽(헤타페)에서 주전과 백업을 맡고 있는 로베르토 아본단시에리와 오스카 우스타리는 국가대표에서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풍부한 공격자원에 비해 수비진이 조금 약해 보이고, 확실한 타겟형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충분히 월드클래스의 스쿼드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도 분명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이다.



잉글랜드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 : 8강

통산 우승 1회, 4강 2회 진출

축구의 종가라는 잉글랜드의 FIFA 월드컵 성적은 그렇게 훌륭하다고 볼 수 없다. 최근 두 번의 대회 모두 8강에 머물렀고, 1998년 FIFA 프랑스 월드컵은 16강에서 탈락, 1994년에는 본선에 오르지도 못한 바 있다. 최근에는 뉴웸블리에서 유로 2008 본선 진출 좌절이라는 참사를 겪기도 하였다. 스벤 요란 에릭손 시대가 끝난 지 오래되지 않은 상황에서,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띄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감독을 임명한 것인데 물론 상당한 거물이다. 2007년 12월 14일, 이탈리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2010년 FIFA 남아공 월드컵에 도전하는 잉글랜드의 감독으로 정식 임명되었다.
유벤투스, AC밀란, AS로마, 레알 마드리드라는 유럽 유수의 명문들을 지휘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하여 무수한 트로피를 거머쥔 카펠로 감독이지만, 국가대표 감독의 커리어는 이제 막 시작하였다. 클럽 감독 시절 우승의 영광과 함께 '수비적인 축구'라는 비판도 공존했던 카펠로 감독이 잉글랜드를 어떻게 이끌고 갈 지도 상당히 주목이 되는 부분이다.

카펠로의 지휘 아래 최근 열린 스위스, 프랑스와의 친선경기들을 살펴 보면, 일단 그 동안 중용되었던 유명 스타들에 신뢰를 보내는 가운데 새로운 선수를 찾으려는 노력이 병행되었다는 점을 평가할 수 있다. 카펠로 부임 후 잉글랜드 첫 골을 기록한 선수는 그간 삼사자 유니폼과 거리가 있었던 저메인 지나스였고, 또한 수비가 강한 미드필더 아스톤 빌라의 캡틴 가레스 배리의 선발 출장도 카펠로 감독의 선택이었다.

유로 2008은 관중석이나 집에서 지켜봐야 할 잉글랜드는 정말 본격적으로 2010년 FIFA 남아공 월드컵의 준비에 들어간 축구 강호이다. 유럽 지역 예선에 나설 카펠로 잉글랜드의 진형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 바, 포메이션 역시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일 수 있는 4-4-2가 변함없이 사용된다. 마이클 오웬과 웨인 루니는 부동의 투톱이고, 피터 크라우치의 재능과 시오 윌콧, 가브리엘 아그본라호 등의 신예선수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드필더 진영에서 역시 스티븐 제라드는 첫 번째 서택으로 보이고, 왼쪽 미드필더 자리를 두고 조 콜과 스튜어트 다우닝이 경쟁을 벌인다. 프랭크 램파드를 두 번째 선택으로 가정하면 제라드가 우측으로 갈 때 가레스 배리에게 중앙 포지션이 부여될 수 있고, 제라드-램파드 라인으로 중앙을 구축하면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제2의 베컴'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벤틀리가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를 다투게 된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4-4-2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4-4-2

왼쪽 수비의 애쉴리 콜, 존 테리와 리오 퍼디낸드의 센터백 라인은 큰 변화가 없고, 게리 네빌의 공백이 잦은 오른쪽을 놓고 제이미 캐러거, 웨스 브라운 그리고 젊은 마이카 리차즈 등이 경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 2008 본선 탈락의 결정적 원인이 되기도 한 골키퍼 포지션 역시 유동적인데, 백전노장 데이비드 제임스와 그래도 한 동안 잉글랜드 N0. 1이었던 폴 로빈슨, 최근 상승세인 로버트 그린 가운데 카펠로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2010년 FIFA 남아공 월드컵은 잉글랜드에게 명예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 효 웅 (MBC, ESPN 해설위원 / FIFA 공인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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