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9월, 2008년도의 절반을 지나 벌써 가을의 문턱에 성큼 다가왔다.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살랑거리는 바람이 느껴지는 이 시기. 왠지 모를 센치함에 다가오는 가을을 먼저 맞고 싶어졌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 던가. 차분한 마음으로 차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북카페
쉬는 날 아침. 해 뜰 때쯤 잠이 들려 하는데
내 옥탑방 창 밖이 불이 난 듯 벌겠다.
카메라를 들고 뛰어나가 보니 해뜨기 전 하늘은
일부러 칠해놓은 듯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장마 이후 참 반가운 하늘이다.
무지개까지 옵션으로 떠있으니 오늘 횡재수가 있으려나..
가을이 오긴 오나 보다. 하늘이 이리 예쁜 걸 보니..

북카페
늦은 오후, 아침에 본 하늘 덕분에 북카페 데이트를 생각했다.
친구와 함께 카페 골목으로 유명한 홍대를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벗어나
한적한 골목을 어슬렁거리다 낯선 카페를 찾아냈다.
SONG BOOK”이라… 음악관련 북카페인가?
온통 빨간색으로 칠해 놓은 층계를 올라 2층 카페로 들어섰다.
예상대로 자그마한 카페였고 실내 역시 온통 붉은빛이다.
‘중국에선 빨간색이 좋은 색이라던데..
아침부터 빨간색을 계속 보는걸 보니 로또라도 걸리려나?’
괜히 기분이 좋아 졌다.
카페 내부의 한쪽 벽은 CD와 지금은 구경하기도 힘든 LP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원한다면 진열된 앨범을 들을 수도 있게 돼 있었다.
북카페

주문한 향긋한 카페라떼가 나온 후에 카페 안을 찬찬히 둘러봤다.
분할된 공간의 절반은 마치 방처럼 특이하게 꾸며 놓았다.
벽을 보고 둘러앉아 보고 싶은 책을 읽거나
컴퓨터로 뭔가 분주하게 작업하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벽 보면서 대체 뭘 하는지 살짝 궁금했다.
책을 보는 이들을 배려한 다양한 스탠드들도 눈에 들어왔다.
유독 여행관련 서적이 많은 이 카페에서 일본에서 발간된 뉴욕 사진집을 발견했다.
사진에 관심이 많은 내게 고화질의 사진책은 좋은 교과서와 같았다.
이런저런 책을 보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진선북카페
사람들이 번잡하게 모여있던 홍대를 벗어나
한적하고 운치 있는 삼청동으로 장소를 옮겼다.
가끔 삼청동에 올 때 마다 나의 첫 시선을 잡아 끌었던
 북카페로 차를 마시러 갔다.
삼청동 초입에 있는 이 카페는 멀리에서도
우드를 이용한 펜스와 넓고 예쁘게 꾸며진 야외 테라스가 눈에 띈다.
조명이 있어 더욱 분위기가 좋은 밤이라 그런지
 테라스에는 사람이 많았다.

북카페
테라스를 지나 실내로 들어가 보니
화이트 톤의 벽면에 다소 많은 듯한
유화 작품들 때문에 북카페 보다는
갤러리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깔끔한 벽면과는 상반되게 아무렇게나(?)
꽂혀있는 책들이 자유분방한 느낌이 들어 오히려 맘에 들었다.
너무 반듯한 건 재미 없지 않은가..
그런 책꽂이 앞에서 편하게 앉아
책보는 손님도 카페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기만 했다.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있었지만
유독 산행에 관련된 책들이 눈에 띄었다.
산악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책과 창 밖의 밤하늘
그리고 은은한 조명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DSLR-A100
새벽부터 찍은 사진을 하나씩 훑어 보았다.
아직은 서툰 사진 촬영이지만 소니 DSLR-A100이 있어
항상 실력보다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장맛비와 소나기로 변덕스러웠던
여름 날씨 때문에 간절했던 맑은 하늘.
청명한 하늘과 북카페 그리고 그 안에서의
커피 향속에 은은하게 퍼져오는 책 냄새…
이른 가을을 느낄 수 있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완연한 가을이 오면,
단풍이 들어 더욱 운치 있어졌을 북카페를
다시 한번 찾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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