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되는 일상 생활.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 지쳐있을 때면 누구나 한번쯤은 일탈을 꿈꾼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리 잠자’가 커다란 벌레로 변신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로맨틱하기도, 어색하기도 한 변신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나는 요즘 유행하는 드레스 카페라는 다소 생소하면서도 기대 되는 곳으로 친구와 함께 방문해 보았다.
드레스 카페에 가다
우리를 지루한 일상 속에서 해방 시켜줄 무대는 바로 홍대 앞의 ‘Photo Cafe Memory in...’
이곳은 홍익대 정문 건너편 길에 위치한 지오다노 옆에 있는 건물로,
최가을 미용실 위층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 3층은 아늑한 분위기의 평범한 카페인데
구석구석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3층과 연결된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연결되는 4층은 사진 스튜디오 전용으로 쓰이고 있는 듯 했다.
 차를 주문하고 담소를 나누면서 마음이 동하면 사진 촬영 예약을 잡고,
견본 사진을 보면서 입고 싶은 드레스를 고르면 된다.

사실 4층 스튜디오는 다소 어둡고 좁았는데 막상 카메라에 담겨진 모습들은
제법 그럴싸한 곳으로 보였다.
드레스 카페에 가다
웨딩드레스를 염두에 두고 오는 사람이 많은 덕분인지
스튜디오 안에 비치되어있는 드레스 중 백색이 가장 많았고
스튜디오 측에서 권해주는 드레스 역시도 흰색이었다.
흰색은 세상의 빛을 모두 다 반사하기 때문에 가장 화려하게 빛난다.

평소에는 흰색을 가장 단순하고 재미없는 색으로 치부하고,
이곳에 와서도 처음에는 다른 진한 컬러의 의상을 먼저 골랐지만
확실히 사진을 찍고 나니 흰색이 왜 신부의 색이 되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흰색을 지루한 색으로 여겼던 것은 흰색을 감각적인 눈으로 보기 보다는
관념적인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흰색을 감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고,
왜 신부의 색이 흰색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드레스 카페에 가다
3층에서 서빙을 하시는 여성분들이 드레스 피팅(fitting)을 도와주시는데
난생 처음 겪어보는 드레스 피팅에 한편으로는 황홀하고 한편으로는 민망스러웠다.
촬영을 시작하기에 앞서 귀걸이나 목걸이, 머리에 꽂을 수 있는 작은 왕관을
선택할 수 있는 작은 화장대에서 이것저것 고르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평소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나였지만 왠지 촬영을 앞두고는 화려하게 꾸미고 싶은 욕심이 났다.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수많은 조명 세례를 받으며 처음에는 어색하게 시작한 촬영이었지만
셔터를 누르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자세도, 마음도 눈에 띠게 자연스러워졌다.
드레스 카페에 가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카메라 렌즈 앞에
혼자 서게 되면(앉아도 마찬가지다) 한없이 부담스럽다.
증명사진 한 장을 찍는 상황에도 얼굴에 경직부터 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품인 곰돌이마저 없었다면,
우리 양팔님들께서 많이 어색하실 뻔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촬영시 적절한 소품은 공간을 재배치하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사진을 촬영하고 있을 때에는 사진을 찍어주시는
주인분과 서빙 하시는 분들이 모두 밑에 내려가 계시기 때문에 사실
적절한 소품을 준비해 가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처음 가는 길도, 처음 만나는 사람도 편한 친구와 함께 있으면 덜 두려운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사진 상으로 보니 우리 둘 다 곰돌이와 연기를 아주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드레스 카페에 가다
웨딩드레스 다음으로 신중하게 고른 드레스였는데,
생각보다 보라색이 잘 어울리기는 어려운 듯 싶다.
나비가 날아다니는 배경이 참 예뻤다.
여기서는 무슨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는 것 같다.

멋스러운 의자에 조신하게 앉아 있자니
18,19세기 귀족이 부럽지 않았다.
드레스 카페에 가다
스튜디오 안에는 각각의 벽을 따라 다양한 배경을 마련해놓았다.
지금 보이는 이 벽은 콘크리트, 무표정,
그리고 차가운 색 때문인지 자연스레 도시를 연상시킨다.
배경이 다소 삭막한 덕에 소니 DSC-G1상자에 담아내기가 좀 어려웠다.

공간과 어울리는 소품이나 의상도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둘 다 아니다.
가장 솔직한 대답은 우리의 분위기가 도시적인 것과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견본 사진에서는 이 배경으로 찍은 분위기 있는 사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가장 난감했던 배경이었다.
드레스 카페에 가다
아쉬웠던 점은 단 둘이었던 까닭에
한 프레임에 함께하기가 힘들었다는 점이다.
여러 명이서 함께 가거나 촬영을 담당해줄
친구를 데려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친구와 함께하니 좋구나.

혼자서 찍은 사진과는 달리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정다운 분위기가 살아난다. 한 장은 우리끼리 찍고,
나머지 한 장은 거울을 이용해
소니 DSC-G1까지 셋이 함께 찍었다
드레스 카페에 가다
이 포토 카페에서 우리는 제한된 시간과 경쟁 해야 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무엇을 하든 그것은 각자의 선택.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때문에 공간에 주어진 소품을 이용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주어진 시간에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곰돌이도 들어보고, 조명도 이리저리 바꾸어도 보고,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여 가면서 곧 적응 할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한 번 가면 정말 잘 할 자신이 있는데, 아쉬울 뿐이다.

일상에서 변신을 시도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이다.
이 포토 카페에 오는 용기, 전혀 입어보지 않았던 드레스를 입어보는 용기,
카메라 앞에서 자신 있어지는 용기, 소품들을 적극 활용하는 용기 말이다.

* <Sony Diary>는 소니 디지털 카메라 유저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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