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Soccer, Play Sony



3세기에 걸친 축구 전술의 변화
포메이션, 토탈 사커 그리고 카데나치오

축구의 전술은 기본적으로 포메이션이란 툴을 기반으로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축구팬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한 팀의 11명 선수가 출전하는 축구에서 포메이션의 표현은 골키퍼를 제외하고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의 순으로 표기한다. 즉, 4-4-2 포메이션이라 하면 수비수가 4명이고, 공격수가 2명임을 뜻한다.

19세기의 축구
축구라는 운동의 태동기인 19세기말에는 공격을 통하여 골을 넣는다는 이 스포츠의 기본 원리에 매우 충실한 형태로 경기들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즉, 수비적인 움직임은 완전히 등한시된 '공격일변도'의 형태였는데, 현대의 축구 경기와는 많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잉글랜드의 1-1-8 포메이션과 스코틀랜드의 2-2-6 포메이션
잉글랜드의 1-1-8 포메이션                                 스코틀랜드의 2-2-6 포메이션

역사상 최초의 축구 국제 경기는 1872년 11월 30일 열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일전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영국'이라는 국제법 상 한 국가의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축구의 세계에서는 엄연히 '다른 국가'이다 - 이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1-1-8의 포메이션, 스코틀랜드는 2-2-6의 형태로 구성하여 경기에 임했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선수가 공격에 임하고, 소수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는 공격과정에서 흘러나오는 루즈볼을 다시 공격 진영으로 올려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대부분의 패스는 전진하였고, 많은 선수들이 화려한 드리블을 자랑하였다. 특히 축구의 종주국인 잉글랜드 선수들의 정확한 패스 연결은 스코틀랜드 선수들을 매우 놀라게 했다. 역설적으로,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경기가 시종일관 진행되었음에도 경기는 0:0 무승부로 종료되었다고 한다.

1884년, 잉글랜드 축구 초기의 명문인 노팅엄 포리스트가 조금은 현대화된 2-3-5의 포메이션을 도입하였고 이는 20세기 초반까지 오랜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20세기의 축구(1)
세계에 넓은 영역을 지닌 영국인들에 의해 지구촌에 축구가 널리 보급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통해 1930년 남미의 우루과이에서 FIFA World Cup™의 그 첫 대회가 열리는 거대한 발전을 이루어낸 20세기 초반까지,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라는 면에서 발전된 양상의 2-3-5 포메이션은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1930 FIFA World Cup Uruguay™의 우승국인 우루과이와 준우승국인 아르헨티나 모두 2-3-5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진행하였고, 다시 이 형태에서 개인전술을 보강한 변화를 준 유럽의 체코슬로바키아와 오스트리아는 1934 FIFA World Cup Italy™에서 각각 준우승과 4위를 기록하였다.

1930 FIFA World Cup Uruguay™ 우승국 우루과이와 준우승국 아르헨티나의 2-3-5 포메이션
1930 FIFA World Cup Uruguay™ 우승국 우루과이와 준우승국 아르헨티나의 2-3-5 포메이션

또한 2-3-5에 변형을 가하여 소위 '메토도(Metodo)'라 불리는 2-3-2-3의 형태를 만들어낸 1930년대 이탈리아 국가대표 축구 감독 비토리오 포조는 쥬세페 메아짜라는 최고의 선수와 더불어 1934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의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이후 WM, WW, 3-3-4 등의 전술들이 사용되었으나 20세기 중반을 화려하게 장식한 포메이션은 4-2-4 라고 볼 수 있다. 헝가리 국가대표 감독인 마르톤부코비에 의해 창안된 것으로 알려진 이 포메이션은 유럽과 남미에 존재하는 두 명의 다른 인물에 의해 명성을 얻게 되는데, 1950년대 초반 브라질 국가대표 감독인 플라비우 코스타와 헝가리의 벨라 구트만이 바로 그들이다.
 
한때 브라질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 이 포메이션을 도입한 것이 플라비우 코스타였고, 이 유산은 1958년과 1970년 브라질이 두 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1958년에는 펠레, 가린샤, 바바, 마리오 자갈로, 그리고 자갈로가 감독으로 나선 1970년에는 역시 펠레와 자일지뉴, 토스탕, 리벨리노라는 네 명의 특출한 공격수들이 4-2-4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물론 위대한 선수들의 존재가 우승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겠지만, 그 선수들의 존재의 바탕에는 4-2-4 포메이션이 깔려 있는 것이다.

20세기 중반 승리의 주역으로 사용된 4-2-4 포메이션
20세기 중반 승리의 주역으로 사용된 4-2-4 포메이션

브라질은 1962년, 4-2-4를 약간 변형한, 현대축구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4-3-3 포메이션으로 또 한번의 우승을 차지한다.
 
그 이후의 포메이션들은 축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내용들인데,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4-4-2인데, 호마리우와 베베토의 투톱 아래 둥가, 라이, 마지뉴, 지뉴 네 명의 선수가 미드필더, 조르지뉴, 레오나르두, 브랑코, 호차가 수비라인을 형성한 1994년의 브라질 국가대표팀이 이 전술로 1994 FIFA World Cup USA™의 정상에 올랐고, 프란체스코 토티를 '세컨드 스트라이커'의 자리로 조금 내린 4-4-1-1의 형태를 구현한 이탈리아는 가장 최근에 열린 2006 FIFA World Cup Garmany™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파비오 그로소와 지안루카 잠브로타가 좌우풀백, 파비오 칸나바로와 마르코 마테라치가 센터백의 수비진과 오른쪽부터 마우로 카모라네시, 젠나로 가투소, 안드레아 피를로, 시모네 페로타가 미드필더를 형성하였고, 루카 토니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모습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이다.

1994 FIFA World Cup USA™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과 2006 FIFA World Cup Garmany™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의 4-4-2 포메이션
1994 FIFA World Cup USA™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과
2006 FIFA World Cup Garmany™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의 4-4-2 포메이션

또한 최근 유행인 포메이션으로 4-2-3-1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여러 능력을 겸비한 원톱 스트라이커, 프리롤이 가능한 중앙공격형 미드필더, 유능한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을 보유할 때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여러 클럽들이 사용하고 있고, 2006 FIFA World Cup Garmany™ 당시 준우승팀인 프랑스와 4위팀인 포르투갈이 가동한 바 있다.

20세기의 축구(2)
20세기의 축구를 논하는 데 빠질 수 없는 개념이 몇 가지 있는데, 특히 토털 사커와 리베로, 그리고 카데나치오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토털 사커의 개념은 단순히 '전원 공격, 전원 수비'가 아니다. 예를 들어 FIFA World Cup™ 이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같은 경기에서 1:0의 스코어에 후반 44분 정도 되면, 이기고 있는 팀은 자동적으로 전원 수비가 이루어지고 뒤지고 있는 팀은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하면서 자연스레 전원 공격이 된다. 이를 토털 사커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토털 사커는,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한 선수가 빠져 나간 자리를 다른 선수가 채운다"라는 개념이다. 단순하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은 메커니즘인데, 이에 의하면 경기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공격수, 수비수,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전원 공격, 전원 수비'같은 말이 만들어진 것이다. 멀티 플레이어의 개념도 토털 사커와 일맥상통한다.

네덜란드 축구의 상징 같은 토털 사커란 개념을 창안한 것도 실상은 종주국인 잉글랜드인에 의해서이다. 20세기 초반 세 차례에 걸쳐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의 감독을 역임한 맨체스터 출신의 잭 레이놀즈는 위에 설명한 토털 사커의 개념을 아약스에서 실전에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스승으로도 국내에 잠시 알려진 리누스 미첼스가 바로 레이놀즈가 감독 시절 아약스의 선수였는데, 레이놀즈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아 이후 자신이 지휘봉을 쥔 아약스와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 실천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상징한 선수는 다름아닌 요한 크루이프이다.


토털 사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요한 크루이프라는 불세출의 선수를 보유한 미첼스의 아약스는 유럽 챔피언스 클럽컵을 1971년부터 1973년까지 3년 내리 제패하며 그 실효성을 과시하였고, 특히 1972년 이탈리아의 인테르를 결승에서 2:0으로 꺾을 당시 유럽 현지 언론들은 '토털 사커의 승리와 카데나치오의 죽음'이란 표현으로 당시 상황을 묘사하였다.
 
1974년 네덜란드 국가대표 감독으로 임명된 미첼스는 크루이프와 함께 1974 FIFA World Cup Germany™ 결승전에 진출하며 토털 사커의 전세계적인 승리를 알리려고 하였으나, '역사상 최고의 리베로' 프란츠 베켄바우어의 서독에게 무릎을 꿇고 만다. 1978 FIFA World Cup Argentina™에서도 결승에 진출하였으나 개최국인 아르헨티나에 패배하고 만다.
 
비록 FIFA World Cup™ 우승이라는 직접적인 결과물을 만들지는 못하였지만, 토털 사커라는 개념이 현대 축구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는 점은 절대 변함이 없다. 요한 크루이프의 말이다. "간결한 축구는 아름답다. 그러나 간결한 축구를 하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우어 혹은 홍명도 등으로 인해 널리 알려진 이름인 리베로는, 최종 1인 수비수인 스위퍼에게 역할의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는 개념인데, 공격수의 진로 방향에 대한 공간 패스가 정확도가 높아지는 현대 축구의 추세와 그에 따라 스위퍼의 존재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조성하는데 곤란함을 주는 요인 등과 함께 현대 축구에서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이탈리아' 혹은 '수비 축구'를 상징하는 카데나치오는 '빗장'이라는 의미 그대로 수비를 강조하는 전술적 시스템이다. 높은 조직력을 가진 수비라인을 통해 실점을 최소화한다는 개념을 사용한 것인데 1960년대 이탈리아의 명문 인테르의 아르헨티나인 감독인 엘레니오 에레라가 처음으로 현대 축구에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빗장 수비 전략을 강조한 이탈리아
빗장 수비 전략을 강조한 이탈리아

카데나치오의 가장 혁명적인 개념은 위에 설명한 스위퍼의 도입이다. 수비진 앞에서 최후방어선을 형성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바로 역습(Counter-Attack)인데 수비진에서 1선을 향한 롱패스의 공격 형태가 카데나치오의 공격을 상징한다.

1대1 맨마킹과 스위퍼라는 카데나치오의 핵심적인 개념들이 거의 사리진 21세기 현재에는 진정한 의미의 카데나치오는 소멸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축구 대회에서 상대적으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리는 형태의 경기를 보게 되면, 카데나치오의 개념이 아직 살아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술적인 차이를 체력적인 면으로 메우겠다는 차원으로 변형된 면도 있다. 그리고 축구의 스펙타클한 재미를 감소시킨다는 면에서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필자의 견해로는, 유로 2000 준결승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의 경기에서 전반전 잠브로타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0:0 무승부를 통해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경기는 '카데나치오의 승리'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 경기가 토털 사커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이탈리아의 명문 AC밀란이 마르코 반 바스텐, 루드 굴리트, 프랑크 레이카르트의 '오렌지 삼총사'에 프랑코 바레시,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 파올로 말디니로 이어지는 '카데나치오'의 핵심 멤버들로 구성된 스쿼드로 유럽 무대를 평정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21세기의 축구
현재의 축구는 포메이션이 크게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없다. 모든 팀들이 대동소이한 구성을 하고 있고, 포메이션보다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운영의 묘가 더욱 중요해지는 흐름이다. 이 말은 이제는 '포메이션'이란 숫적인 개념보다는 '전술적 운영의 유연성'이라는 광범위한 패러다임이 21세기 내일의 축구를 주도할 것이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이 있다. 카데나치오의 개념은 승점 3점을 짜내야 하는 상황에서 유여히 적용될 수 있고, '한 선수가 빠져 나간 자리를 다른 선수가 채운다'라는 토털 사커의 패러다임은 우리는 요즘 유럽 축구의 많은 경기들에서 지켜볼 수 있다.
 
리베로 또는 스위퍼는 사라지고 있다고 해도, 공격 전개 능력과 이선 침투가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리베로와 단어 뜻이 비슷한 프리롤(Free Role)이란 표현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 현재의 모습과 큰 틀을 흔드는 변화는 없겠지만, 조금 먼 미래에 어떤 형태의 축구가 전개될 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변하지 않는 것은, 승리하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한 것, 그리고 선수 개인의 능력과 팀의 조직력은 모두 중요하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한다.

정 효 웅(MBC·ESPN 해설위원 / FIFA공인 에이전트)
Play Soccer, Play Sony를 즐겨보세요!
Play Soccer, Play Sony 바로가기

소니, 스타일을 말하다 www.stylezineblog.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트랙백 주소 :: http://www.stylezineblog.com/trackback/345 관련글 쓰기

  1. Subject: 축구전술질문

    Tracked from Daum 신지식 2009/01/12 00:31  삭제

    제가 친구들과 팀을만들어서 축구를 하거든요 다른팀과 한번씩 시합도 해요 그런데 포메이션에관한 의견이 너무 엇갈려서 의견좀 듣고 시퍼요 저희팀은 4-4-2쓰고요 궁금한것은 수비할때 공격수가 어디까지 내려와야 하나요?? 그리고 수비에서 부터 공을 끌고 나갈때 수비들이 무조건 뻥축구구를 해야 하나요? 공격수들은 무조건 멀리 차라고 하는데 미드필더들은 공을 수비에서 미드필더들에게 주면 미드필더에서 부터 천천히 만들..

  2. Subject: 축구 강팀이랑 시합을하는데요 전술이랑 각자가 할일좀요. 광고글사절요

    Tracked from Daum 신지식 2009/01/12 00:31  삭제

    광복절날 강팀이랑 시합을해요 개네가 연습한다고 연습상대로 하자고하는데 강팀이거든요? 상대방이 한수위구요 그리고 그팀이 양 측면 미들 윙이 강해요 442나 424로 파상공세할 것같은데 상대팀 공격2 는 타겟형이에요 종진- 쉐도우형 스트라이커. 드리블이 좋다. 3명정돈 재칠수잇는발재간이잇다. 키가 조금작다. 결정력이좋다호선- 쉐도우형 스트라이커, 드리블이 괜찬다. 2명정돈 재칠수있다. 슛팅력이 쎄다 조금 작다. 결정력이좋다상진-..

  3. Subject: 축구 전술간의 상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Tracked from Daum 신지식 2009/01/12 00:31  삭제

    본격적으로 축구를 하려고 하면, 전술을 짜고, 그 전술에 맞는 포지션을 정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그 전술을 사용할때 서로 상극인 전술이 있나요? 많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4. Subject: 축구 4-2-3-1 전술의 특징을 알고 싶습니다.

    Tracked from Daum 신지식 2009/01/12 00:31  삭제

    4-2-3-1시스템은 어떠한 전술적 목적을 가진 전술인지 알고 싶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