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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표현으로 시작하자. 170개 국가가 아닌 170개의 FIFA 가맹 축구협회(하지만 다시 편의를 위해 '국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한다.)가 2010년 열리는 FIFA World Cup™ 우승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학생 스포츠와 유사하게도 '예선 참가에 의의를 두는' 무수한 국가도 존재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FIFA World Cup™ 최고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 등 '여하한 일이 있어도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 목표인' 국가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각 대륙별(Confederation) 예선전을 통해 32개국이 모이는 2010년의 본선에 참가자격을 얻을 수 있고, 2007년 11월 25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된 대륙별 예선 조편성과 함께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은 이미 시작되었다.


물론 이 공식적인 행사가 이전에 이미 예선 경기들의 일부는 진행되었다. FIFA는 2007년 3월 15일 대륙별 예선 참가신청을 마감하였고, FIFA의 208개 회원국 가운데 브루나이, 라오스 등을 제외한 204개국이 참가신청을 완료하였다.

그리고 34개국(오세아니아 6개국, 아프리카의 5개국 그리고 아시아 23개국)은 공식적인 조추첨 행사 이전에 2010년을 향한 꿈이 좌절되었다. 204개국의 참가신청은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2002 FIFA 한.일 월드컵 당시 199개국을 뛰어넘은 숫자로 기록된다.


본선 진출권의 대륙별 배분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정해진 자리는 단 하나, 바로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부터 전 대회 우승국도 대륙별 예선에 참가하는 것으로 규정이 변경되었고, 그에 따라 2006년의 챔피언 이탈리아도 유럽 예선을 거쳐야 2010년에 타이틀을 방어할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의 본선 진출권은 다음과 같이 대륙별로 배분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향하여-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의 본선 진출권

본선 진출권 0.5라는 의미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진출자를 결정한다는 의미이다. 이번 대회의 경우 아시아 최종 예선 5위 팀은 오세아니아 예선 1위 팀과 한 자리를 두고 홈앤드어웨이의 플레이오프를 펼치고, 남미 예선 5위 팀과 북중미의 4위 팀이 역시 같은 방식으로 한 장의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각 대륙별 예선의 주안점
1. 유럽(UEFA)

유럽의 경우 53개국을 1조부터 9조까지 9개 조로 나누어 조별예선을 치른다. 8조까지는 한 조에 6개국씩, 그리고 9조만이 5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홈앤드어웨이로 조별 예선이 펼쳐지며 각 조 1위 팀은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2위를 차지한 9개국 가운데 상위 성적의 8개국이 홈앤드어웨이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4개의 본선 진출국을 추가하게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향하여-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유럽 조편성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유럽 조편성

1조는 포르투갈과 스웨덴, 덴마크의 각축이 예상되고, 2조는 그리스, 이스라엘, 스위스, 몰도바, 라트비아, 룩셈부르크로 구성되어 도토리 키재기와 같은 편성이 이채롭다. 스위스와 그리스의 강세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이전에 두 번이나 FIFA World Cup™의 결승에 진출했던 체코, 슬로바키아의 전통을 나눈 바 있는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3조에 함께 포함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4조는 전차군단 독일, 5조는 무적함대 스페인의 순항이 기대된다. 잉글랜드의 유로 2008 본선 진출을 다름 아닌 웸블리에서 무산시킨 크로아티아는 잉글랜드와 다시 한 번 6조에서 만나게 되어 설욕전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7조는 프랑스와 루마니아, 8조는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불가리아의 치열한 조 1위 다툼이 기다리고 있다. 9조는 네덜란드의 강세가 예상된다.


2. 아시아(AFC)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향하여-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조편성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조편성

아시아의 경우는 약간 복잡하다. 호주, 대한민국, 사우디 아라비아, 일본, 이란의 탑시드 5개국은 1, 2차 라운드 예선을 면제받는다. 탑 시드와 1차 예선을 거쳐 올라온 11개국, 그리고 패자부활전 성격의 2차 예선을 통과한 4개국을 더하여 20개국이 3차 라운드를 시작하는데, 대한민국도 이 단계에서 출격을 한다. 4개국씩 5개 조로 편성이 되어 2008년 2월 6일부터 열전에 돌입한다.

3차 라운드 각 조 상위 2개국씩 10개국이 5개국씩 2개 조로 나누어 마지막 4차 라운드로 본선 진출권을 결정하는데 각 조 상위 2개 팀은 본선에 직행하고, 각 조의 3위 팀은 홈앤드어웨이로 오세아니아 1위 팀과의 플레이오프를 펼칠 자격을 위한 예비 플레이오프를 갖게 된다. 아시아 5위 팀과 오세아니아 1위 팀의 플레이오프는 2009년 11월 21일에 종료될 예정이다.

3라운도 조편성을 살펴보면 1조는 호주와 중국이 역시 유력하고 이라크가 복병인 상황이다. 그 동안 오세아니아에게 한 장의 진출권을 온전히 보증해주지 않은데 대한 대응책으로 호주가 아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잌ㅆ는데, 오세아니아 시절에 비해 호주의 본선 직행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2조는 일본, 오만, 바레인, 타일랜드로 구성되어 있다.

대망의 3조, 월드컵 대륙 예선이라는 공식적인 축구행사에 남북한의 축구가 진검승부를 펼치게 되었다. 그것도 바로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한 경기씩 서울과 평양에서 뜨거운 함성과 선수들의 열정이 전 세계로 울려 퍼질 것이다. 축구를 통해 평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FIFA로서도 뜻있는 매치업이 성사된 것이다. 요르단과 투르크메니스탄이 같은 조에 포함되어 있다.

4조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의 상위라운드 진출이 확정적이고, 아시아에서 죽음의 조는 바로 5조이다. 이란, 쿠웨이트, UAE 그리고 시리아까지 중동 축구의 강호들이 한 곳에 모였다. 이란 1강 나머지 3중으로 볼 수 있는데, 이란을 상대로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쿠웨이트가 저력을 보일지 궁금한 부분이다.

3. 남미(CONMEBOL)
언제나 남미의 월드컵 예선은 단순하다. 10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베네주엘라)이 홈앤드어웨이의 리그 형태로 팀 당 18경기를 펼쳐 상위 4개 팀은 본선 직행, 5위 팀은 북중미팀과 플레이오프다.

사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외하고 언제나 두 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친다고 보면 편하다. 현재 4라운드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파라과이가 깜짝 선수를 달리고 있고, 약체로 평가받던 베네주엘라가 2승 2패로 중위권에서 선전 중인 반면 2006년 본선 진출팀 에콰도르는 하위권에 처져 있다.


4. 북중미(CONCACAF)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향하여-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북중미 조편성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북중미 조편성

이 대륙의 경우 소속된 국가의 수(35)는 남미(10)에 비해 세 배가 넘는 훨씬 많지만 절대강자의 숫자는 남미와 같다는 점은 이변의 가능성을 훨씬 줄이고 있다. 2008년 2월 6일 1라운드부터 2009년 10월 14일 4라운드까지 장기 레이스가 예고되어 있지만, 대륙의 절대강자 미국과 멕시코의 본선 진출은 지금 시점에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남은 1.5장의 본선 진출권을 두고 코스타 리카, 트리니다드 앤드 토바고, 그리고 최근 축구에 대한 관심과 실력이 향상하고 있는 캐나다, 다비드 수아조라는 유럽 정상권의 선수를 보유한 온두라스 등이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이 된다.


5. 아프리카(CAF)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향하여-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아프리카 조편성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아프리카 조편성

이번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의 큰 의미 중 하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첫 대회라는 점이다.

또한 그 동안의 FIFA World Cup™ 역사상 단 두 번의 예외(1958 FIFA 스웨덴 월드컵-브라질 우승, 2002 FIFA 한.일 월드컵-브라질 우승)를 제외하고 모두 개최 대륙에 우승팀이 배출되었다는 기록을 생각할 때 축구의 기술 수준에서는 이제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섰고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건 바 있는 아프리카가 2010년 자신들의 대륙에서 열리는 잔치를 우승으로 장식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잠재적인 우승 가능 국가도 분명히 존재한다.
아프리카는 예비 라운드를 통해 48개국의 1차 조별예선 참가국을 결정하였고, 2007년 11월 25일 더반에서 12개의 각 조편성을 끝냈다.

4개팀씩 12조로 구성되어 있는 아프리카 1차 예선의 각 조 1위 12개팀과 성적이 좋은 8개의 2위팀을 합하여 20개 국가가 2차 조별예선을 형성하는데 4개국씩 5개조로 편성하여 각 조별로 리그를 진행한다.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하면 아프리카에 배정된 티켓은 5장, 즉 2차 조별리그 1위팀 5개국이 고스란히 본선에 진출한다는 의미이다. 플레이오프도 없다.

1차 조별예선 편성을 볼 때, 카메룬, 나이지리아,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이집트 등 전통의 강호들이 2차 예선과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의 본선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고, 특히 단 한 차례도 FIFA World Cup™ 본선 준결승에 진출한 적이 없는 아프리카로서는 이들 국가들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다.

특히 디디에 드록바라는 세계 최고급 스트라이커 콜로 투레와 같은 정상의 수비수를 비롯하여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선수들로 전원 구성된, 코트디부아르는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예선 중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도 1차 조별예선 4조에 속하여 참가한다는 점이다.

이는 아프리카의 FIFA World Cup™ 예선전이 2010년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의 예선전의 성격을 겸하고 있기 때문인데, 본선 진출이 자동 결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서는 팀의 조직력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인다.


6. 오세아니아(OFC)
호랑이가 아닌 호주가 빠진 오세아니아 대륙의 축구에서 새로운 호랑이는 뉴질랜드이다. 오세아니아에 배정된 0.5장의 티켓은 뉴질랜드의 몫이란 것은 명백한 사실처럼 느껴진다.

오세아니아의 예선 과정을 한 번 자세히 살펴본다. 2007년 8월 이미 남태평양 대회 (2007 South Pacific Game)라는 대회가 열렸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의 1차 예선의 성격인데 A조는 피지, 뉴칼레도니아, 타히티, 쿡제도, 투발루의 5개팀, B조는 솔로몬제도, 바나아투, 사모아, 통가, 미국령 사모아의 5개팀이 각각 조별리그를 펼쳐 각 조 상위 2개팀이 토너먼트로 순위를 가려 1위부터 3위까지의 팀(뉴칼레도니아, 피지, 바나아투)이 결정되었다.

이 3개국에 더해 일찌감치 시드를 확보하고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던 뉴질랜드가 합류하여 4개팀이 오세아니아 네이션스컵을 겸하는 최종예선을 2007년 10월 17일부터 시작하였다. 4개팀이 홈 앤드 어웨이로 6라운드 풀 리그를 펼치는 바 뉴질랜드는 이미 3라운드 현재 3연승으로 여유 있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뉴질랜드의 관심은 2008년 9월 10일에 끝나는 이 대회의 결과 보다는 아시아 최종 예선 5위가 어느 국가인지에 더 쏠려 있을 것이다.

아직 알 수 없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다시 반복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최초의 FIFA World Cup™ 대회의 본선에 진출할 32개 국가를 지금 모두 알 수는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하고는 현 시점에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전력의 상향평준화가 강한 유럽의 경우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유력한 후보(브라질 등)는 있겠지만 이제 막 1차 예선이 시작되고 시작되려는 시점에서 32개국을 미리 예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필자는 전 세계 축구의 발전이 가속되어, 유력한 후보를 예상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32개의 본선 진출 티켓이 부족하다는 세계적인 여론이 형성되어 64개국으로 확장되고 이런 가상의 미래는 언제쯤 다가올 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번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의 대륙별 예선에서 대한민국과 북한이 한 조에서 만나게 된 것, 그리고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한 조에 편성된 부분에서 축구라는 것이 정치와 이념을 뛰어넘는 무언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정 효 웅 (MBC, ESPN 해설위원 / FIFA 공인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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