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스타일의 힘, Sony



※ 본 상황은 완전한 가정입니다.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삼성전자 백색가전 사업부의 관계자 P와 마주 앉은 나.

그는 멀찍이 놓인 두 대의 PDP TV를 가리키며 선호하는 브랜드를 묻는다.
한 대는 삼성의 보르도이고, 나머지 한 대는 소니의 브라비아.
나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당연히 브라비아입니다." 
당혹함에 그는 장황한 설명을 시작한다.

P : 삼성의 PDP 판넬은 세계 최고의 생산업체 삼성 SDI에서 직접 생산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유효화수와 색상표현력을 가진... (후략)

Coffeemill : 저는 어차피 막눈이라 그런거 잘 몰라요. 소니가 좋아요.

P : 아시다시피 삼성의 애프터서비스는 최고 수준이예요. 현재까지 10년 연속 소비자 만족지수 1위에 빛나며, 잔고정에도 추가비용 없이 친절한 AS 기사가 직접 방문하여... (후략)

Coffeemill : 지금껏 살면서 한번도 TV 수리 받아본 적 없어요. 전 그냥 소니가 좋아요.

P : 요즘처럼 나라가 힘든데, 우리나라 국민부터 자랑스런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을 애용하여 국민 경제를 회복에 조금이라도 일조를... (후략)

Coffeemill : 삼성같은 글로벌 기업이 국적 따진다는게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예요? 그리고 제가 도와드리지 않아도 이건희님은 이렇게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계시잖아요?

P : 아니, 그럼 도대체 소니가 삼성보다 나은 점이 뭐가 있단 말입니까? 화질이 앞서, AS가 좋아, 그렇다고 싸길 해, 브랜드 파워가 뒤져. 혹시 이번에 인터브랜드에서 발표한 브랜드 가치는 확인해 보셨어요? 삼성 브랜드 파워가 소니보다도, 애플보다도, 나이키보다도 높아요. 소니가 일제라는 것 말고 도대체 앞서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데, 왜 소니를 그렇게 좋아하는거예요?

Coffeemill : 뭔가 오해하시는 모양인데, 저는 일제라서 소니를 좋아하는 게 아녜요. 그냥 소니, 그 자체가 좋은거예요. 하신 말씀들이 모두 맞습니다. 그래도 저는 소니가 좋아요. 소니는 스타일이 좋거든요. 삼성이 가지고 있지 못한 스타일! 그래서 저는 소니가 좋아요.
어디까지나 위의 상황은 제 주관적인 의견으로 생각해 본 가상에 불과합니다.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아요. 그렇지만 소니라는 브랜드가 확실한 자신들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모든 분들께서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분명 소니는 설명하기 힘든 확실한 스타일이 있는 것 같아요. 제게 만약 소니의 브랜드 이미지를 설명하는 단 두 가지의 키워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최첨단'과 '스타일리쉬함'을 들겠습니다. 


Sony, 늙지 않는 불로장생 브랜드 

그 옛날 워크맨(Walkman)의 신화에서부터 플레이스테이션, PSP 등까지 소니는 지속적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들을 통해 최첨단(the-stateof-the-art)이라는 가치를 브랜드에 투영시켜 오고 있습니다. 소니는 신상품이 출시되면 항상 소니라는 브랜드와 새로 출시된 제품브랜드를 함께 명기합니다. 'Sony Walkman'이나 'Sony PlayStation', 'Sony BRAVIA'처럼 말이죠. 그러다가 그 제품라인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시장에서 하나의 고유명사로 통용될 수 있을만큼의 궤도에 집입하면 'Sony'를 빼고 상품브랜드만을 강조합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말하는 전형적인 실버불릿(Silver Bullet) 브랜드로 육성하는 것이죠. 실버불릿 브랜드는 전체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독립 브랜드를 뜻합니다. 소니는 지금까지 수많은 실버불릿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 브라비아, 핸디캠, 사이버샷, PSP, 바이오 등등 성공적인 실버불릿 브랜드를 모두 적기에도 힘들만큼 많습니다. (아, 물론 아이보나 클리에 처럼 지금은 시장에서 사라진 브랜드도 있습니다.) 소니는 이 많은 실버불릿 브랜드를 육성하면서 변함 없는 전략을 취해 왔어요. Step1 새로운 제품시장을 만들고, Step2 초기에는 인지확산을 위해 Sony라는 모(母)브랜드를 활용한 보증전략을 취하되, Step3 신제품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면 독립브랜드만을 강조하는 이 전략은 전형적인 소니의 방식입니다. 이 젊은 실버불릿 브랜드들이 소니라는 브랜드를 늙지 않게 해주는 불로장생의 명약이 셈이죠.


Style Maker, it's Sony
   

동시에 소니는 스타일리시합니다. 스타일리시하다는 단어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새롭고, 선도적이고, 창의적이라는 의미들도 함께 포함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어떤 사람을 보고 '저 사람은 멋쟁이'라고 이야기할 때 어떤 한 부분만을 보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그가 입은 옷차림, 하는 행동과 말투, 손짓등이 멋졌을 때, 그리고 한 두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런 모습을 보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영광스러운 '멋쟁이'의 호칭을 부여합니다. 일단 멋쟁이가 되면(보다 정확하게 말해 사람의 머릿 속에 멋쟁이라는 인식이 박히게 되면) 이제는 조금 촌스러운 것을 입어도 어느 정도 면죄부가 주어집니다. 멋쟁이의 특권인 셈이죠.
문제는 어떻게 멋쟁이가 되느냐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한 두번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멋쟁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멋쟁이가 되기 위해서는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일관되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멋있다는 것보다는 여러 번, 일관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철학과 뚝심이 필요한 법이죠.
멋쟁이가 되려는 소니의 노력은 광고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소니는 각각의 제품라인별로 확실한 광고컨셉이 일관되게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한 스타일이 지속적으로 유지가 된다는 점이죠.

우선 Playstaion의 광고시리즈는 쇼킹합니다. 조금은 초현실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표현법으로 광고가 나올 때마다 시각적 충격을 선사하곤 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이러한 기괴한(!) 광고스타일을 하나의 문법으로 정형화시켰을 정도입니다. 해외광고 커뮤니티에서는 그로테스크한 스타일의 광고를 보고 으례 플레이스테이션의 광고를 언급할 정도입니다.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스타일의 힘, SONY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스타일의 힘, SONY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스타일의 힘, SONY

그에 반해 바이오의 광고시리즈는 아기자기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엽습니다.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스타일의 힘, SONY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스타일의 힘, SONY

PSP는 어떤가요? PSP의 광고시리즈는 재미있고 유쾌합니다. PSP를 가지고 놀면서 생길 수 있는 재미있는 상황들을 묘사하는 것이 광고시리즈의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이 광고시리즈는 재미있고 기발한 크리에이티브 덕분에 여러 광고제에서 여러 번 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스타일의 힘, SONY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 스타일의 힘, SONY

그리고 무엇보다 압권은 소니의 브라비아 시리즈입니다. 소니의 브라비아 시리즈의 광고스타일은 소니의 다른 브랜드들의 그것과도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역시 소니!'라는 감탄사를 자아낸다는 점, 브라비아 브랜드만의 컨셉이 명확하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브라비아 광고시리즈의 처음은 얌체볼로 불리는 고무공 수만 개를 쏟아 부은 스펙타클한 영상을 선보였던 때부터였습니다. 200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된 이 광고는 발표 이후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역시나 너무 유명한 "Paint" 시리즈로 또 한번 소니스타일을 만방에 과시합니다. 영국 글래스고의 한 폐기 직전의 건물에서 촬영된 이 광고는 전년도 캠페인과 동일하게 "Color"를 테마로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을 보여줍니다.



2007년이 되자 소니 브라비아는 또 한번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합니다. 'Play-doh'라는 이름의 이 캠페인은 뉴욕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색상의 토끼들을 풀어 놓습니다. 물론 진짜 토끼들은 아니고 점토로 만든 모형토끼들이죠.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토끼들이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라 실제 2.5톤의 점토를 써가며 일일이 손으로 빚어 촬영한 스톱모션 에니메이션이라는 점입니다. 마지막 거대한 붉은 토끼가 아름다운 색상의 물결로 변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감동과 전율을 전해 주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이 캠페인은 메이킹 필름 역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제작과정 자체가 화제가 된 케이스죠.)



뿐만 아니라 2007년에는 또 다른 프로젝트 'Pyramid'를 선보입니다. 컨셉은 간단합니다. 수만 타래의 색실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뿌리는거죠. 피라미드 한 쪽면에 색깔을 입힌다는 것, 그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은 그야말로 감동입니다. 피라미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것 같다고 할까요.



2008년에도 소니 브라비아는 쉬지 않습니다. 소니는 얼마 전 발표한 'Domino City' 캠페인의 무대로 인도를 선택합니다. 신비의 나라, 모든 사람들이 성자인 그곳의 거리에 소니는 형형색색의 도미노들을 늘어 놓습니다. 이국적인 인도의 풍광을 따라 형형색색의 도미노들이 넘어지는 장면은 한 편의 영상시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2008년에 진행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Live Color Wall'입니다. 일본에서만 실시한 프로모션이었는데요. 사용자가 긴자 소니빌딩 주변에 설치된 노트북에서 소니빌딩의 색깔을 바꾼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마케팅이었습니다.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노트북의 화면 상에서 마우스 스포이드로 컬러를 찍어 소니빌딩에 한 방울 떨어뜨립니다. 그럼 거짓말처럼 소니빌딩 전면의 패널의 색상이 바뀌어 집니다. 실없어 보이는 아이디어, 간단하고 아이디어에서 이처럼 훌륭한 프로모션을 만들어 낸 소니가 놀랍습니다.



이런 브라비아의 광고 역시 앞서 말한 다른 브랜드의 광고처럼 하나의 큰 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메인 테마는 'Color'라는 점, 또 하나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누구도 상상 못할 거대한 스케일로 바꿔 감동을 전해준다는 점입니다. 2009년 브라비아의 또 다른 캠페인을 만들어 낼겁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새로운 브라비아의 광고를 보며 소니 로고를 보지 않고서라도 이건 소니광고라고 예상할 겁니다. 그리고는 저마다 영상들을 자기가 속한 커뮤니티에 실어나르기에 바쁠겁니다. 소니 브라비아는 이미 스타일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죠.


숲을 보는 영리함, Sony 브랜드파워의 힘

소니는 참 똑똑한 기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확고하고 뚝심있는 기업입니다. 보통 많은 브랜드, 그것도 서브 브랜드가 아닌 여러 독립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데 그만큼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소니는 독보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관리해 오고 있습니다. 브랜딩 서적에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죠.

소니가 가장 잘 하고 있는 점은 '숲을 보고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그들의 전략의 단편을 모아보면 충분히 유추가능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소니의 숲은 여러 나무들이 섞여 있습니다. 어떤 나무는 재미있게 생기기도 했고(PSP), 어떤 나무들은 작고 아기자기하게 예쁩니다(VAIO). 어떤 나무들은 기괴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고(PlayStation), 어떤 나무는 매우 크고 웅장하지만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잎들로 보는 사람을 평온하게 만듭니다(Bravia).
소니라는 숲의 나무들은 이렇듯 모두 제각각인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숲들의 나무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죠. 바로 소니의 브랜드슬로건인 "Like no other"입니다.

삼성의 경우를 볼까요? 삼성은 뭘해도 삼성 같습니다. MP3플레이어를 만들던, 카메라를 만들던, 캠코더를 만들던, TV와 냉장고같은 백색가전을 만들던 삼성은 삼성입니다. 삼성의 숲의 나무들에는 이미 깊은 낙인들이 찍혀 있는 셈이죠.

그와 다르게 소니는 "like no other"라는 슬로건으로 각각의 브랜드들과 얇지만 강건한 연결고리를 유지합니다. 서로 다른 개성들과 다른 스타일들이 모여, 궁극적으로 "like no other"라는 궁극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소니 브랜드 전략의 숨은 힘입니다. A 스타일이 B 스타일을 만들고, B 스타일은 다시 A 스타일의 살찌우는 것이 소니의 저력입니다. 그래서 소니는 늙지도 지치지도 않습니다. fin.



* 이 글은 [소니 블로거 히어로즈_10월 셋째주]에 선정된 Coffeemill님이 작성한 포스트로
  원문은 커피분쇄기에 방문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커피분쇄기 / 작성자 : Coffeem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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